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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현장의 언어 · 정산과 대사, 그리고 전문 · 이론

승인과 매입 사이에 낀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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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요약

카드 승인과 실제 청구 사이에는 며칠의 시차가 있고, 그 사이의 돈은 어느 확정 계정에도 못 들어가 가수금에 얹혀 있다 — 이 잔고를 관리하지 않으면 어느 날 설명할 수 없는 돈이 된다.

왜 이게 필요했나

"결제했는데 왜 아직 안 빠졌나요" 라는 문의는 은행과 카드사 콜센터에서 매일 들어옵니다. 이 질문에 답하려면 결제가 한 번의 사건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승인(Authorization)  이 금액을 쓸 수 있는지 확인하고 한도를 잡아 둔다.                     가맹점 단말에서 몇 초 만에 끝난다. 아직 돈은 안 움직였다.매입(Capture)        가맹점이 실제로 청구한다. 보통 1~3영업일 뒤.                     여기서 비로소 돈이 움직인다.정산(Settlement)     기관들끼리 하루치를 상계해 실제 자금을 주고받는다.

승인만 되고 매입이 오지 않은 건은 미결제(pending) 상태입니다. 고객 한도에서는 빠져 있는데 아직 어느 확정 계정에도 들어가지 않은 돈입니다. 이 돈을 어디에 두느냐가 문제인데, 답이 가수금 계정입니다.

어떻게 동작하나

가수금(假受金, suspense account)은 "주인이 아직 안 정해진 돈" 을 담는 자리입니다. 미결제 건뿐 아니라, 입금은 됐는데 어느 고객 계좌인지 확인이 안 된 돈, 대외 기관에서 왔는데 대응하는 원거래를 못 찾은 돈이 전부 여기 들어갑니다. 반대편에는 가지급금이 있습니다.

가수금이 위험한 이유는 잔고가 늘어나도 아무 오류가 안 나기 때문입니다. 시스템은 정상 동작하고, 시산표도 맞고, 어떤 알림도 뜨지 않습니다. 그러다 결산 때 "이 3억은 뭐냐" 는 질문을 받습니다. 그때는 이미 몇 달치가 쌓여 하나씩 되짚어야 합니다.

그래서 가수금은 잔고가 아니라 나이로 관리합니다. 며칠 이상 묵은 건이 몇 건인지, 그 금액이 얼마인지를 매일 봅니다. 승인은 유효기간이 있어서 그 기간이 지나면 승인 취소로 정리해야 하는데, 정리하지 않은 채 쌓인 것이 나중에 설명할 수 없는 잔고가 됩니다.

정산 쪽에는 다른 개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차액정산(net settlement) 입니다. 기관끼리 건별로 자금을 주고받으면 하루에 수십만 번 결제가 일어나므로, 하루치를 상계해 기관당 한 번만 결제합니다.

BNK001 에 지급할 금액   82,951,000BNK001 에서 받을 금액   85,040,000                       ─────────────차액정산 포지션         +2,089,000  (우리가 받는다)

이 구조가 만드는 성질이 하나 있습니다. 개별 건이 틀려도 상계 결과가 맞으면 결제는 그대로 끝납니다. 그래서 대사는 반드시 결제 지시를 내기 전에 끝나야 합니다.

현장에서 만나는 모습

첫째, 대사(reconciliation)를 할 때 승인만 된 건을 섞으면 안 됩니다. 상대 기관의 정산 파일에는 매입된 건만 들어 있으므로, 승인 상태 건은 파일에 없는 것이 정상입니다. 상태를 가리지 않고 대사하면 정상인 수십 건이 전부 이상 건으로 올라오고, 진짜 편차 두세 건이 그 안에 묻힙니다. 이건 조사를 못 하게 만드는 종류의 실수입니다.

둘째, 총계 대사에서 건수와 금액을 반드시 따로 봅니다. 이 둘이 어긋나는 방식이 원인을 거의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건수 같고 금액 다름   같은 건을 서로 다른 금액으로 알고 있다.                      수수료 차감 규칙 불일치, 통화 환산 절사, 자릿수 오류.금액 같고 건수 다름   한쪽이 여러 건을 묶었거나 쪼갰다.                      상대 기관의 배치 병합, 분할 청구.둘 다 다름            위 두 가지가 섞여 있거나, 파일 자체가 다른 날짜의 것이다.

금액이 맞고 건수만 다른 경우는 결제 자체에는 문제가 없어서 넘어가기 쉽습니다. 하지만 건별 추적이 끊깁니다. 나중에 고객이 한 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 어느 쪽 기록으로도 그 한 건을 특정할 수 없습니다.

셋째, 대사가 통과했다고 장부가 옳은 것은 아닙니다. 대사는 "두 장부가 같은가" 를 묻지 "장부가 옳은가" 를 묻지 않습니다. 양쪽이 똑같이 두 번 처리한 이중 이체는 대사로 절대 잡히지 않습니다. 이건 다음 이론에서 다룹니다.

그다음 실습에서 할 것

먼저 다음 이론에서 전문(電文)과 재전송을 보고, 그 뒤 실습으로 갑니다.

우리 원장과 상대 기관 정산 파일을 대사합니다. 기관별로 총계를 맞춰 건수만 어긋난 기관과 금액만 어긋난 기관을 가려내고, 각각의 원인을 건 단위까지 좁힙니다. 승인만 된 16건을 대사 대상에서 제외했을 때와 안 했을 때 편차가 2건과 18건으로 갈리는 것도 숫자로 확인합니다. 마지막에 차액정산 포지션을 내고 가수금에 묶인 돈을 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