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과 결제 · 청산·결제와 카드 승인 · 이론
체결과 결제는 다른 날 일어난다
한 줄 요약
주식은 체결된 순간에 주인이 바뀌지 않는다 — 대금과 증권이 실제로 오가는 것은 영업일로 이틀 뒤이고, 그 이틀 사이에 사는 미결제 잔고가 증권 시스템의 절반을 설명한다.
왜 이게 필요했나
처음 증권사 시스템을 보면 이해가 안 되는 표가 있습니다. 체결 표와 결제 표가 따로 있고, 건수가 다릅니다. 같은 것을 두 번 적을 이유가 없어 보이는데 왜 나뉘어 있는가 — 답은 두 사건이 다른 날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T일 주문이 체결된다. 계약이 성립한다. 이 시점에 오간 것은 없다. 채권과 채무만 생긴다.T+2일 대금과 증권이 실제로 오간다. 이것이 결제(settlement).T+2 의 2는 달력 이틀이 아니라 영업일 이틀입니다. 금요일에 체결하면 결제는 화요일이고, 그 사이에 공휴일이 끼면 하루씩 더 밀립니다. 이 한 줄이 사고의 단골 원인입니다. 달력 더하기로 짠 결제일 계산기는 평일 한복판에서는 몇 달이고 맞다가 연휴에서만 틀립니다. 그래서 사고가 배포 직후가 아니라 명절 다음 주에 납니다.
왜 즉시 결제하지 않는가. 하루 수천만 건의 체결을 건마다 대금과 증권을 옮기면 시스템도 자금도 감당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하루치를 모아 상계(netting)해서 순액만 옮깁니다. 같은 사람이 같은 종목을 100주 사고 80주 팔았으면 실제로 옮기는 것은 20주입니다. 이 상계 작업이 청산(clearing)이고, 그것이 끝나야 결제가 나갑니다. 그 시간이 T+2 의 정체입니다.
어떻게 동작하나
대사(reconciliation) 는 체결 장부와 결제 장부를 맞춰 보는 일입니다. 요령은 네 방향을 따로 세는 것입니다.
양쪽에 있고 금액도 같다 정상양쪽에 있는데 금액이 다르다 수수료 규칙 차이거나 진짜 오류체결에는 있는데 결제가 없다 지시가 안 나갔거나 유실됐다결제에는 있는데 체결이 없다 남의 배치가 우리 것에 섞였다건수 합계만 비교하는 대사가 위험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체결 1,200건에 결제 1,152건이면 48건 차이로 보이는데, 실제로는 결제가 없는 것이 60건이고 체결이 없는 것이 12건이라 어긋난 것은 72건입니다. 두 방향의 차이가 서로를 지워서 48로 보였을 뿐입니다. 금액 합계도 같은 방식으로 상쇄됩니다. 그래서 대사는 반드시 건 단위 양방향으로 합니다.
미결제(fail) 는 결제일이 지났는데 끝나지 않은 건입니다. 판정에 날짜 조건을 반드시 넣어야 합니다 — 아직 결제일이 오지 않은 건까지 세면 미결제 잔고가 부풀고, 그 숫자로 증거금을 다시 계산하면 멀쩡한 계좌가 묶입니다. 그리고 사유를 갈라야 합니다.
결제 기록 자체가 없다 지시 생성 쪽 문제. 원인이 우리 안에 있다아직 pending 이다 상대방이나 예탁결제원 쪽 진행 중failed 로 끝났다 잔고 부족·계좌 문제. 고객 연락이 필요하다셋은 담당 부서가 다릅니다. 합쳐서 "미결제 120건" 이라고만 보고하면 아무도 자기 일로 받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만나는 모습
한 곳에서 추석 연휴 다음 주에 미결제 잔고가 평소의 세 배로 뛰었습니다. 원인을 찾는 데 사흘이 걸렸는데, 정작 원인은 결제일 계산기가 임시공휴일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휴장일 표가 코드 안에 상수로 박혀 있었고, 그해 임시공휴일이 지정된 것은 배포 이후였습니다. 휴장일은 코드가 아니라 데이터로 두어야 배포 없이 반영됩니다.
또 하나 자주 보는 것은 결제일이 아예 영업일이 아닌 날로 적힌 체결입니다. 그날에는 결제가 일어나지 않으므로 지시가 그대로 흘러가고, 다음 날에도 아무도 그것을 집어 처리하지 않습니다. 조용히 미결제로 남아 있다가 며칠 뒤 잔고 점검에서 발견됩니다. 결제일 자체가 영업일인지 확인하는 검사 한 줄이 이 부류를 전부 잡습니다.
미결제가 방치되면 마지막에는 매수 강제집행(buy-in) 으로 갑니다. 팔기로 한 증권을 인도하지 못하면 청산기관이 시장에서 대신 사서 인도하고 그 비용을 실패한 쪽에 청구합니다. 금액이 크고 시장가로 사기 때문에 손실이 예측 불가능합니다. 결제일 계산기의 한 줄짜리 버그가 여기까지 갑니다.
그다음 실습에서 할 것
먼저 다음 이론에서 카드 승인과 매입을 보고, 그 뒤 실습으로 갑니다.
체결 1,200건과 결제 1,152건이 든 원장을 만들고, 휴장일 표를 읽어 영업일 기준 T+2 를 다시 계산해 결제일이 틀린 체결을 찾습니다. 그다음 두 장부를 네 방향으로 대사하고, 결제일이 지났는데 끝나지 않은 건을 사유별로 갈라 금액까지 냅니다.